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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Insights

[단상] 디지털마케팅 업계에서 회의를 느낀 이유

아래 글은 앞서 스팀잇(https://steemit.com/@jacekorea)에 썼던 글을 그대로 옮겨왔음을 밝힌다.


디지털마케팅 이미지

*source: www.skillcircle.in


나는 현재 두 회사에 발을 걸치고 있다. 한 군데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벤처회사로, 이곳에서 나는 차기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일주일에 3번 정도만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 또 한 군데는 나의 창업준비로, 위 회사에 나가지 않는 시간을 활용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업모델을 구체화시키는데 시간을 주로 쓰고 있다.


그 전에는 주로 외국계 혹은 로컬의 디지털 광고 마케팅 에이전시 등에서 적지않은 클라이언트들과 십수년 간 일을 해왔는데, 나는 점점 마케팅, 특히 국내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회의를 느끼고 벤처와 창업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아, 회의를 느껴서 눈을 돌렸다기 보다는 창업을 목표하고 있긴 했었다. 


아무튼, 회의를 느끼게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오랜만의 업데이트라, 밝은 글을 적으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흐름이 이렇게 되고 있다.


에이전시들은 늘어나는데 파이는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는 광고회사로 등록된 회사의 숫자만 수천에 이른다. 내 주변만 봐도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진 않았을 것 같다. 광고회사 현황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보면 국내 광고 취급액이 16조7천억원 정도 되는 모양인데, 상위 10개 광고회사(제일기획, 이노션, HS애드, ... 총 10개사)가 전체 광고 시장의 88%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나머지 12%에 해당하는 약 2조원 정도의 시장이 수많은 에이전시들의 피튀기는 블러드오션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이 시장은 디지털 뿐만 아니라 TV는 물론 모든 매체를 포괄하고 있으니, 디지털 광고시장 부문의 파이는 훨씬 더 작다고 볼 수 있겠다. 6~7천억 정도 밖에 되지 않을지, 대부분을 차지할지 그건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 가히 파괴적인 사회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며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과 같은 개념들이 등장하며,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발빠른 기업들은 비즈니스 문제해결을 위해 자체적인 디지털 혁신을 꾀하면서 다양한 전문인력들을 채용하고, 마케팅과 PR 영역에서 에이전시에 의뢰했던 영역들까지 이제는 내부에서 함께 처리하려 하고 있다.


이젠 기업들이 내부에서 알아서 한다


즉, 이미 현명한 기업들은 광고집행 > 고객확보 >고객유지 > 매출확대가 빈틈없는 (seamless) 통합전략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직적으로 또는 내외부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도 대행사에 맡기지 않고 전담팀을 만들어 내부에서 운영하고 광고집행과 분석도 모두 내부에서 한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값비싼 광고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담당 인력을 채용해서 집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점차적으로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라리 매출규모 안나오는 에이전시들은 미리미리 움직여서 몇몇 스타트업처럼 기업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만들고 고도화해서 B2B로 판매하는 것이 낫지 싶다.


나도 오랫동안 해왔던 게 디지털 마케팅 관련 분야인지라 에이전시 창업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었지만, 지금 시장 상황에서는 게임체인저로서 획기적인 그 무엇이 있어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란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외에 마케팅의 본질을 간과한 이른바 '보여주기식 결과'를 원하는 일부 클라이언트들을 봐온 것도 있고..



물론 이 분야에 고작 십수년 일을 한 나의 의견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생각지 못한 곳들에서 다양한 기회들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고, 나도 계속 공부하며 시장을 지켜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