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집에 왔다갔다.
오랜만에 집에서 가족과 저녁을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다.
"머문 자리는 머물기 전보다 깨끗하게 해놓기"
나와 내 동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절이다.
문제는 요새 내가 잘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샤워하고 나서 타월에 남은 거품을 헹궈놓지 않기.
화장실 슬리퍼는 나올 때 돌려놓지 않기.
김치를 다먹고 나면 다시 채워두지 않기.
..기타 등등 아주 많다.
오늘 화장실에서 혼자 머리를 자른 내 동생.
동생이 나온 뒤 들어가보니, 머리카락은 단 한 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머리카락들로 너저분해졌을 화장실을 아예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은 모양이다.
요즘의 나와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에 형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사법고시 준비를 위해 공부에 매진 중인 내 동생.
혼자 지내다보면 그런 사소한 예절을 잊고 지내기가 쉬운데
그리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만 하면서 힘들텐데
동생은 착실하게 지내고 있었다.
지금의 내가 겪는 스트레스는,
요즘 동생이 공부를 하며 겪는 고통과 인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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