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러니까 2023년 3월 28일 화요일 오후.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뵈러 요양원에 다녀왔다.
이모는 치매를 앓고 계시고, 다행히도(?) 이쁜치매시다. 이제 90세를 목전에 두고 계신다.
이모는 어머니보다 나이가 스무살 가까이 많으시다.
이모가 첫째, 돌아가신 외삼촌이 둘째시고, 어머니가 막내시다.
어머니에게 이모는, 어리실적 어머니를 업어서 키워준 엄마같은 존재인 것 같다.
거의 매달~두달에 한번 꼴로 어머니와 함께 이모를 뵈러 다녀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시는 걸 느낀다.
오늘도 여느 날처럼 이모를 뵈러 다녀왔는데, 오늘은 좀 슬펐다.
치매야 오래전부터 앓아오신거라서 나도 어머니도 면역이 되어있었지만,
오늘 가서 이모를 뵈었는데.. 오늘은 나를 못알아보셨다.
그래도 두달 전까지만 해도 "아이구 우리 정환이 어른 다됐네!" 하던 이모였는데..
오늘은 나에게 계속 "아이구 선생님 제가 폐끼쳐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신다.
어머니가 정환이라고 이야기를 해드려도 10분 후에 다시 물어보신다. 나보고 누구시냐고.
앞에서 눈물을 훔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팠다.
나를 잊어버리시고, 알아보시지도 못하는데
그럼 나는 이모의 기억에서 사라진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걸까.
치매라는게, 참 잔인한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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